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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은 특별한 사상을 담고 있는게 아니다. 현대의 민주주의 사회를 살고있다면 사람이 평등한 권리를 가졌다는 문장에 반기를 드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분명 '사람'이라는 카테고리에 여성이 포함되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도 이런 여성의 권리에 대해 얘기를 하는 것은 마치 금기처럼 여겨졌다. 어째서 이렇게 당연한 주장이 많은 사람들 특히 많은 남자들의 부정적인 감정을 사게 되는 걸까?


사실 페미니즘은 단지 제도를 바꾸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제도를 바꾸는 일은 쉽다. 하지만 뿌리깊게 박힌 인식과 사고를 바꾸는 일은 어렵다. 마치 한 종교 안에서 신의 위치를 바꾸는 일만큼이나. 적어도 기록된 인간의 역사는 거의 남성의 역사였다. 역사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바로 떠오르는 역사 속 수많은 지배자와 그들이 일으킨 전쟁, 그들의 성취, 업적과 관련한 주인공은 대부분 남자였다. 그 안에서 여자는 겨우 그들의 전유물, 전리품에 불과했다. 


(↑영화 레버넌트에 관한 인터뷰 중 디카프리오의 답변)



여성은 역사적으로 의식하지도 못할만큼 당연한 약자였다. 그들의 가장 위대한 업적은 남성을 낳았다는 점이었으며 그 외의 삶은 거의 그림자 속에 가려져 이름도 남기지 못한채 흙이 되었다. 심지어는 사랑과 평등을 얘기하는 종교에서조차 여성의 존재감은 미비했다. 남성의 전리품이 되다가도 어느 때는 그들을 유혹하는 마녀가 되기도 했다.



현대에 이르러 민주주의가 도래하고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사상이 퍼지면서 여성의 삶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들은 이제 남자처럼 배울 수 있고 직업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투표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여성들은 기본적이인 권리와 균형에 대한 당연한 주장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이것이 마치 남성이 용인한 특권처럼 여겨지는 편견을 부수자고 얘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마치 남성들에 대한 공격이나 반기처럼 받아들여졌다. 남성들은 자신들의 경쟁 대상이 오직 남성이었던 세상에서 이제는 여자까지 경쟁자, 남성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편견을 부순다고 해서 남성의 권리가 사라지거나 그들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은 아니다. 투표할 수 있는 사람이 늘어난다고 해서 내 투표권이 뻇기는 것이 아니고, 여성이 일하는 대신 남성을 몰아내는 것도 아니다. 가정을 작은 사회로 볼 때 우리의 역할을 나눠고 바꿔서 하는 것 뿐이다. 엄마도 자신의 직업을 가지고 일을 하는 대신 아빠도 가계를 책임져야 된다는 무게에서 다소 편안해질 수 있다. 평생 직장 없는 불안한 사회에서 두 사람이 일을 한다면 만약의 사태에 대한 리스크도 그만큼 줄게 된다. 대신 가사일에 대해서 자녀와 남편도 그 역할을 분담하는 것이다. 그래봐야 어차피 가족 구성원만큼의 몫이다. 여자가 바깥일을 한다고 해서 갑자기 가사일이 두배 세배 분으로 느는 것도 아니기때문이다. 이런 조율이 사회로 확장되는 것뿐이다. 


여성은 이제서야 역사의 무대에 발을 딛였다. 어쩌면 당연해서 아주 오래전부터 그렇게 되었어야 할 일이 이제서야 이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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