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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드래곤의 비공개 계정이 공개되면서 그 안에서 일본 모델이자 배우인 고마츠 나나와의 열애 증거들이 발견되었다는 기사가 났다. 연예인의 열애설이야 심심치않게 나는 기사지만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해당 계정이 지드래곤의 자발적 의도나 실수로 공개된 것이 아니고 해킹을 통해서 공개설정 되었다는 점과 더 심각한 것은 유포되어 논란을 일으킨 해당 사진들이 대다수 합성이었다는 점이다.



지드래곤은 평소 공개 인스타그램 계정(@xxxibgdrgn) 외에도 지인들과 사적으로 소통하는 개인 비공개 계정(@peaceminusone, 이하 피마원)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팬들 사이에서 유명한 계정이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많은 부분을 알고 싶어하는 것이 팬심이지만 비공개 계정인만큼 따로 볼 수 없어 가끔 지드래곤 지인들의 인스타에 피마원 계정으로 다는 댓글을 보는 것으로 대부분의 팬들은 기뻐하고 만족했다. 유명한 뮤지션인만큼 그만의 작은 개인적 공간은 있어야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과 팬을 위해 지드래곤 자신이 따로 계정을 운영하기때문이었다.



하지만 어느날 피마원 계정이 갑자기 공개설정으로 바뀌었고 거기 있던 사진이 대량으로 확산되었다. 그후 피마원 계정으로 올라온 내용은 계정이 해킹당했다는 것이었다.





지드래곤이 자신의 지인들에게 팔로우를 끊으라고 알렸다. 그러나 이미 사진들은 계속해서 빠른 속도로 재생산되었고 사실확인 여부와 상관없이 끊임없는 자극성 기사와 글들이 쏟아졌다. 확인없는 소문은 전부 사실이 되었다. 그리고 지드래곤의 공식 계정을 통해 올라온 사진


(지드래곤 계정)



I can't handle people anymore. (난 더이상 사람들을 감당할 수 없어)


붕대로 칭칭 감은 가린 얼굴로 이렇게 말하는 남자. 한 사람을 아예 해체하고자 하는 듯한 지나친 관심으로부터 그가 얼마나 도망치고 싶은지, 숨고싶은지, 자유롭고 싶은지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개인으로서 충분히, 마땅히 가질 수 있는 아주 작은 사적인 영역조차 허락받지 못하는 절망은 얼마나 깊을까.


그리고 소문이 한참이나 퍼진 후 팬들 사이에서 해당 계정으로 인해 퍼진 사진 다수가 합성이었음이 주장되었다. 과거 일반인이 올린 사진에 지드래곤의 타투나 얼굴을 합성하여 마치 그가 찍어 올린 사진처럼 둔갑했던 것이다.

 





지난 1월 13일 어느 외국인의 개인 계정에 올라온 사진이다. 그리고 이 사진의 남자 손에 지드래곤의 타투와 피마원 계정 아이디를 합성했다. 





혹은 해당 사진을 합성 후 계정을 해킹해서 해킹자가 올렸다는 설도 있지만 이는 확실치 않다. 어쨌든 두 경우 모두 악의적이고 사실에 기반하지 않았다는 것이 쟁점이다.






두번째 사진 또한 위와 동일하다. 





여자의 발로 보이는 듯한 신발끈을 묶어주는 지드래곤. 해당 사진도 피마원 계정에서 발견된 것이라며 그의 열애설을 뒷받침하는 사진으로 쓰였다. 언뜻보면 정말 사실 같다. 하지만 진실은 이렇다. 





사진의 명암과 채도를 조절하고 좌우 반전을 하여 교묘하게 합성했던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해당 합성 사진들에는 공통적으로 똑같은 아이디가 찍혀있었다는 점이다. 사진의 구석구석을 살펴보면 TZK 나 tar**uki 라는 문구가 찍혀있다.





평소 해당 계정은 지드래곤의 사진을 합성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물론 상식적인 수준의 합성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를 악용하여 사실을 왜곡하거나 당사자의 사생활 침해 및 악의적 피해를 끼치는데 쓰이기 위해 만들어졌다면 문제가 된다. 해당 계정이 직접 지드래곤 인스타그램 개인 계정을 해킹한 것인지 아니면 해킹자가 이 사진을 악용한 것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고마츠 나나와의 열애설 증거로 쓰인 사진이다. 하지만 해당 사진은 고마츠 나나와 지드래곤이 만난적도 없는 2014년 10월 27일에 올라온 사진이다. 이것 또한 개인 계정에서 강제 오픈된 것인지 아니면 합성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양쪽 모두 현재 떠오른 열애설과는 아무 상관없는 사진이며 심지어 비공개 계정을 인위적으로 해킹한 것은 다시 말하지만 심각한 범죄이며 사생활 침해이다.





또한 해킹자는 지드래곤 비공개 인스타그램에 일부러 고마츠 나나와 GD 공개 계정을 태그하여 사람들에게 대량으로 유출시켰다. 



대체 어째서 이런 비정상적인 행동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 누군가를 너무 좋아하여 집착이 되면 이럴 수 있는걸까. 이걸 정말로 사랑이라고 믿는걸까. 너무나도 끔찍한 일이다. 진정한 팬이라면 한 사람으로 그의 사생활도 존중해야되는 것 아닐까. 물론 내가 좋아하는 스타가 누군가와 연애를 하고 내가 기대했던 모습과는 다른 사생활을 보여준다면 다소 실망하거나 당혹스러울수도 있다. 하지만 누군가 보여지는 일을 한다고 해서 그의 인생 모두를 펼쳐보여줘야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또 모두의 기대에 맞춰 삶을 살아야 된다는 것도 절대 아니다. 그는 그런 일을 할 뿐이고 일 외에 생활도 가지는 평범한 사람일뿐이다.


이번 사건에서 또하나의 문제는 확인없이 기사를 대량 양산한 매체에도 있다. 질세라 급하게 기사를 올리느라 정확한 출처나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기정 사실처럼 쏟아낸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매체는 공정하고 정확한 사실을 기반으로 해야되기때문이다. 사람들의 기사에 대한 신뢰가 높은만큼 책임감이 따르는 것인데 이런 언론 윤리를 무시하고 오로지 상업적 논리만을 따른 행동은 질타받아 마땅하다.


YG에서도 아티스트에 대한 심각한 사생활 침해를 묵인하지 않겠다고 밝힌만큼 사건의 전말이 명확하게 밝혀져 이런 불미스럽고 안타까운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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