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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2015 s/s 시즌 피날레 장식으로 페미니즘 시위 퍼포먼스를 선보이다



전세계적으로 페미니즘과 페미니스트는 많은 논란과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주제이다. 유럽을 비롯한 서양권 문화에서는 페미니즘에 대한 거부반응이 과거보다 덜 해지고 언론을 통해 자유롭게 논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지만 한국, 일본을 비롯한 동양권에서는 거부감이 큰 것이 사실이다. 아직 공인이나 기관, 단체가 페미니즘에 대해 공식적으로 지지는 물론이고 담화로 꺼내는 것조차 꺼려하는 분위기이다. 굳이 논란을 만들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하지만 비교적 남녀의 관계가 평등하고 자유로운 문화 예술권에서는 오래전부터 페미니즘은 익숙한 것이었다. 오히려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강조하는 것 자체가 부자연스러울만큼 말이다. 대표적인 패션 브랜드인 샤넬의 2015년 s/s 시즌 피날레 퍼포먼스를 보면 이런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다.





샤넬의 수석디자이너인 칼 라거펠트를 필두로 피켓을 들고 밝고 경쾌한 표정과 걸음으로 걸어오는 모델들. 피켓의 내용은 'HeforShe', 'History is Her story', 'Feministe mais Feminine' 등등 페미니즘에 대한 구호였다. 자유, 시위, 표현, 예술을 상징하는 파리를 모델로 한 세트장에서 이런 퍼포먼스는 많은 사람들에게 새 시대의 메세지를 전해주었다.





칼 라거펠트는 이에 대해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주제를 시위라는 방식으로 선보이면 재밌을 것 같았다'라고 설명했다. 그의 인터뷰에 따르면 라거펠트의 어머니는 페미니스트였고 그 덕분에 그는 페미니스트의 역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엇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사회적 이슈와 인식을 패션을 통해서 전달한 것이다. 그는 왜 모든 인간이 같은 위치에 설 수 없는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70대의 그의 사상은 훨씬 자유롭고 진보해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 올 새로운 시대를 감지하고 캐치하는 놀라운 감각을 보여주었다.





이에 대해 패션의 소비자는 여성이 많기 때문에 다분히 상업적인 의도를 띄고 있다고 폄하했다. 하지만 패션계에도 수많은 남성 소비자와 남성 종사자들이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리 설득력을 얻긴 힘들다. 패션이나 예술, 문화쪽 자체가 건전한 비판과 수용, 자유로운 표현, 진보를 추구하는 것을 감안할 때 다른 필드보다도 권리와 평등에 대해 오픈된 것은 분명해보인다.


어떤 이는 페미니즘과 여성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역차별이고 불합리하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당연함으로 둔갑해 의식과 체계를 지배한 부당함을 고치고자 할 때 제일 먼저 해야 될 것은 당연하다 여겼던 부당함을 바로 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은 한순간에 진행되지는 않겠지만 세대를 거쳐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주의의 도래를 외치는 것이 어색하듯 몇십년 후에는 페미니즘을 얘기하는 것이 어색할만큼 그것이 당연한 세상이 왔으면 한다. 그리고 페미니즘은 절대로 한쪽의 성별을 억누르기 위한 것이 아닌 변화하는 세계에서 공생과 협력을 위한 일임을 기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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