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 샤이니 정규 5집 90년대 컨셉 패러디 성공할까?



샤이니의 행보는 독특하다. 주류의 회사에서 나온 비주류의 아이돌이랄까. 항상 당시의 대중적인 안목에서 살짝 비틀어진 컨셉과 음악을 가지고 나왔다. 덕분에 팬덤에게는 항상 기대를 충족시켜줬지만 남녀노소 아우르는 대중적인 이미지에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그 점이 흔한 다른 아이돌과 샤이니를 차별화시켰다. 언제부턴가 스타일부터 음악까지 다분히 '딱 샤이니다'하는 그들만의 색깔이 생겼다. 





처음에 샤이니를 봤을때는 그저 특이한 스타일을 가진 귀여운 남자 아이돌이라고 생각했다. 다소 현란하고 무리해서 미래지향적으로 보이고파하는 느낌이랄까. 개인의 정체성을 갖기에도 어린 나이의 친구들이 소속사의 전략에 맞춰 옷과 컨셉을 입고 흉내를 내는데 그들조차도 다소 갸우뚱해보이는. 그러나 어느순간부터 샤이니는 스스로를 표현하는 것처럼 보였다. 엄마가 골라준 옷만을 입다가 어느새부터 '그건 싫어, 이게 좋아' 라든지 '그건 이래서 좋아'라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당돌하지만 자기 안에 동력을 가진 역동적인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SM의 남매 그룹이었던 f(x)와 컨셉이나 음악 면에서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둘을 교차해서 보면 남자판 f(x), 여자판 샤이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현재로서는 개개인의 활동과 성장면에서 샤이니가 둔 차별점이 인상적이다. 난 자기 주관이 없어보이는 아이돌을 좋아하지 않는다. 사실 근본적으로 아이돌그룹이라는게 완전히 '만들어져' 탄생한 지극히 비지니스적인 경우가 많기때문에 어쩔 수 없다지만 확실히 몇몇 아이돌 그룹은 그 선천적인 모순을 극복하고 자기 색깔을 스스로 입는다. 그 중 샤이니도 마찬가지다. 그룹의 성향을 떠나 개개인이 계속해서 자기 정체성을 고민하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그게 지금 당장 성공적이든 그렇지 않든 샤이니라는 타이틀과 개인의 성장을 함께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게 느껴진다.




샤이니 정규 5집(1 of 1, 원 오브 원)은 그런면에서 기대가 된다. 처음 티저 사진을 보았을때 '역시 샤이니다'라는 말이 먼저 나왔다. 90년대 복고를 흉내내는 것이야 이제 가요계에서는 꽤 식상할만한도 한데 샤이니는 완전히 자신들의 스타일을 입힌 90년대를 완성했다. 아니 샤이니가 90년대를 입었다. 90년대 이면서도 현재의 샤이니가 여유롭게 녹아있다. 정말로 90년대에 그들이 데뷔했으면 저런 모습이었을거야 라는 생각이 든다. 도발적이고 발랄하고 조금은 산만하지만 이상하게 끌리는 매력이 있다.





개구진 스타일을 입은 샤이니 개개인의 표정도 참 사랑스럽다. 표정 하나하나에 그들 각기의 개성이 묻어있다. 개인적으로는 이슈거리용 컨셉잡기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음악보다는 바이럴에 초점을 맞춰 오로지 홍보만을 노린 너무 뻔하고 1차원적인 가수는 지겹다못해 격하게 표현하면 상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그런 그룹은 보통 자기가 파놓은 구덩이에서 계속해서 허우적거리다 사라지곤한다.





하지만 이번 샤이니의 컨셉은 정규 5집을 내는 음악적으로나 한명의 연예계 종사자로나 나름의 무게있는 중심을 가진 아이돌이 컨셉은 어떻게 활용하는건지 어떻게 가지고 노는건지 유쾌하고 명쾌하게 보여준다.


물론 이 개구진 컨셉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건 샤이니가 결코 컨셉을 가지고 이슈몰이만을 노리는게 아닌 신선하고 꽉찬 노래를 들고 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떄문에 가능한 것이다. 샤이니는 이제 그들의 음악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믿음을 주는 아티스트가 되었다. 이제는 그 안에서 여유와 자기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노련함까지 갖추게 되었으니 두말할 것 없다.


이번 티저가 공개되자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뮤지션만큼이나 센스있는 패러디를 내놓았다. 90년대에 샤이니가 간다면? 이라는 느낌으로 합성사진을 내놓은 것. 




정말로 그 아이돌에 그 팬이라는 수긍이 들 정도로 재밌고 그럴싸한 패러디다. 위에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전혀 어색함이 없다. (그런데 키의 왼쪽에 있는 현란한 점퍼를 입은 분은 순간적으로 샤이니인줄 알았다. 지금과는 사뭇다른 양현석도 인상적이다)





그 시절에 정말로 샤이니가 있었다면 삐삐 1000만대는 팔았을 것 같다.





브라운관TV에서 샤이니를 보았다면 이런 느낌일까. 그 당시의 TV는 그리 선명하지도 않았고 색감도 흐렸다. 하지만 샤이니is뭔들.






쌍문여고 수학여행 장기자랑 무대에 선 샤이니. 아마 정말이었다면 당시 여고생들이 가만있지 않았으리. 그야말로 돌풍이 아니었을까.


이토록 유쾌하고 명랑하게 자기 옷을 입고 자기 노래를 하는 그룹이 또 있을까. 샤이니와 비슷한 시기부터 활동한 수많은 아이돌이 있었지만 이만큼 성장한 그룹은 몇 남지 않았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샤이니는 자신만의 색깔을 확실히 입고 있다. 그룹으로, 개인으로의 행보 모두가 기대되는 그룹이다.


이번 앨범 곡이 얼른 발표되었으면 좋겠다. 모르긴 몰라도 분명 귀를 호강시켜주리라 확신한다.


▼다른 사람이 흥미롭게 읽은 이야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