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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일이 필요한 이유] 사랑에도 성실함이 필요해



"기념일 그까짓거 무슨 의미가 있다고 귀찮게 시간낭비 돈낭비야?" 라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영 틀린 말이라고 할 순 없다. 그저 만들기따라서 생기는게 기념일이고 그날마다 이벤트를 하지 않는다고 따로 큰일이 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인생에서 꼭 눈에 보이는 결과가 있고 소득이 있는 일만 골라한다면 무슨 재미가 있고 감동이 있을까.



필자는 사랑에도 성실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사랑은 저절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서로에게 존재를 각인시키고 인내하고 감정을 전하고 받아주며 지켜가야하는 것이다. 어쩌면 나무같은 것이라서 항상 돌봐줘야만 시간에 마모되어 마르지 않고 무럭무럭 자라나는 것이 사랑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념일은 그 연장선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함께 시간을 보내며 밋밋해지기 쉬운 일상에서 일부러 치르는 의식이며 특별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양념이다.



"그런걸 굳이 억지로 하면 의미가 퇴색되지 않겠어?" 억지로가 꼭 나쁜 것은 아니다. 인간의 뇌는 즐겁지 않아도 웃음을 지으면 즐거울때 나오는 호르몬을 분출한다고 한다. 사람은 복잡하지만 이렇게 단순한 존재이기도 하다. 억지로 일상의 특별함을 들여다보고 의미를 만들어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추억이 되고 즐거움이 되기도 한다. 관계를 돈독하게 만들기도 하고.




물론 주객이 전도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화려하고 거창한 기념일도 좋지만 굳이 마음의 부담을 가지면서까지 과도한 장치를 심을 것은 없다. 비싼 선물, 비싼 레스토랑이 아니더라도 서로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다시 다질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거라면 상황에 부담되지 않는 적정한 선도 충분하다. 



오랜 관계, 연인이나 부부에게서 기념일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중간중간 너무나 익숙해진 서로에 대한 되짚음이면서 특별함을 심어 뿌리를 단단하게 해주는 돌봄같은 것이다. 성실하게 정성스럽게 돌본 나무는 무럭무럭 자라나 꽃을 피우고 잎을 무성하게 키운다. 그런 좋은 나무엔 햇살이 비추고 새들이 머물고 누군가에게 좋은 보금자리가 되기도 한다. 기념일은 그 나무를 위한 정성이고 노력이다. 꼭 그런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더라도 내 소중한, 가까운 사람과 보내는 특별하고 즐거운 날이라고 생각하면 그것만으로도 노력할만하지 않은가? 게다가 그것은 돌이켜보면 자신의 삶에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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