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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대나무숲 이진욱 사건 미러링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 이진욱 사건을 미러링한 글이 올라와서 화제다. 미러링이란 특히 일베를 미러링했다고 알려진 메갈리아로 인해 유명해졌는데 여성을 폄하하는 말에 대해서 남녀 주체를 바꿔 역으로 따라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사실 이런 미러링의 대상자는 꼭 일베만을 특정한 것은 아니었다. 약 지난 10년간 노골적으로 드러난 여성폄하에 대해 그런 폄하를 적극적으로 주도한 사람들과 침묵한 사람들에게 던지는 일침이었다. 하지만 이런 미러링이 격화되면서 오히려 분쟁만을 야기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본래의 의도를 훼손한다는 의견으로 갈리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반감을 사는 남자들이 생겨나게 됐는데 특히 미러링 행위는 저격의 대상이었다. 며칠전 이진욱 사건을 주제로 여성 미러링을 다시 미러링한 글이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 올라왔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남성이 여성에게 가하는 강력사건들을 여성인권에 결부시켜 주장한 것에 대해 역으로 자신들도 당하는 것이 있다며 여성들을 잠재적 가해자라고 표현했다. 언뜻 들어서는 그럴싸한 비유같지만 실상은 전혀 비교 대상이 다르다. 


우선 인격 살해가 여성이 남성에게 가하는 범죄에만 압도적으로 몰려있느냐는 점이다. 하지만 단순하게 생각해도 여러 사기 사건, 음주운전, 학교폭력, 왕따 등등 수많은 범죄의 종류가 인격 살해와 관련이 있다. (당연히 살인, 폭행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이런 사건을 여성이 압도적인 가해자가 되어 주도하지는 않는다. 물론 성폭행을 당했다는 빌미로 사기를 치는 것은 여성만이 할 수 있는 사기겠으나 사기 사건 비율 중에서 어느정도를 차지 하고 있는지와 실제 성폭행 사건과 비교해서 얼만큼인지를 명확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


또한 남성이 여성에게 가하는 살인, 폭행과 다른 점 하나는 법적으로든 힘으로든 상황에 대응을 할 수 있냐는 것이다. 어떤 사건이든 인격적인 침해는 가해진다. 하지만 모든 범죄가 생명까지 담보로 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인격 살해를 생명 살해와 같은 선상에 둔다면 어째서 사기 죄와 살인 죄의 형량은 다른 것인가.






위 영상은 여성들이 데이트에서 느끼는 위협에 관해 재밌게 설명한 강의의 일부이다. 남자들은 이진욱 사건을 보면서 전에는 여자들을 만나면서 문제 삼지 않았던 '꽃뱀이 가하는 인격살해'에 관해서 걱정한다. 갑자기 인격을 살해당할까봐 걱정이 되어서 여자들과의 데이트와 싸움과 여자와 단 둘이 있는 것을 두려워 하는 것 같다. 만약 그렇다면 그런 공포는 항상 여성들에게 있어왔던 것이며 1.3일마다 타인도 아닌 남자친구에게 살해당하는 여성들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한다.


그렇다고 꽃뱀에 대한 범죄에 대해 옹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걔네는 분명 비겁자이고 미쳤고 단단히 잘못되었다. 하지만 그것을 도구로 여성들에게는 역사의 모든 시간에 있어왔던 폭력과 살인으로부터 이제는 벗어나고 싶다는 주장을 꺾는 것이 과연 옳은가.


넓은 카테고리로 약자를 향한 살인, 폭력을 근절해야 된다는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리고 내내 있어왔던 사실, 여성에 대한 남성의 살인, 데이트 폭력, 여성이 데이트 하면서 1.3일에 한명씩 살해당한 일은 오늘 내일의 일이 아닌데도 지금까지 그것을 문제 삼은 적이 없었다. (사실 이것이 이제서야 수면위로 떠올랐다는 것은 그간의 여성인권이 얼마나 바닥이었는지를 반증한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야 (누구나 알고 있었지만 이제서야) 그 사건의 피해자가 거의 여성이라는 점이 강조되었다. 여성성을 이용한 사기 사건에 대해서는 꽃뱀이라는 말로 지탄하는 것이 당연했고 아무도 그것을 인권 역차별이라고 얘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단순히 강력범죄에서 남성 가해자와 여성 피해자의 비율이 높다는 (만든 것도 아닌 있는) '사실'을 공론화 한 것 만으로도 일부 남성들은 불쾌해했으며 그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렇다면 남성들을 불쾌하게 할 수 있다는 이유로 강력범죄 근절과 피해자의 인권을 위한 노력을 참아야 되는 것인가. 


정말 불필요한 싸움이다. 범죄는 단순히 여성 남성의 문제가 아니다. 당신이 남자든 여자든 약자를 향한 살인과 폭력, 이진욱 사건 같은 사기사건이 사라져야 된다고 생각하고 나쁘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인권을 사랑하는 사람이고 여성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이다.


남자든 여자든 모두 어머니와 아버지를 통해 태어났다. 모두 누군가의 아들이고 딸이고 어머니이고 아버지이고 형제 자매이다. 우리가 왜 서로를 위한 일에 반기를 들어야 하는가? 왜 누구 한쪽이 보호받으면 누구 한쪽이 잃는다고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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